수련 포기 전공의, 10명 중 6명은 이미 동네의원에

 사직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최근 조사 결과 사직한 전공의 10명 중 6명이 이미 일반의 신분으로 의료 현장에 복귀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가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추가 모집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하거나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레지던트) 8,791명 중 5,399명(61.4%)이 이미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한 상태였다. 일반의란 전공의 수련 과정을 마치지 않은 의사를 뜻하며, 이들은 추후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특히 일반의로 재취업한 전공의들의 재취업 형태를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인원이 3,258명으로 전체 일반의 중 60.3%에 달한다. 이들 의원급 재취업자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의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2,221명으로, 전체 의원급 재취업자의 68%를 차지해 수도권에 전공의 출신 일반의가 집중되어 있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사직 전공의는 117명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했고, 병원급 및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인원은 각각 1,312명과 712명이었다. 재취업하지 않은 상태로 의료기관을 떠나 있는 전공의는 3,392명에 달한다.

 

김선민 의원은 이 같은 현황을 토대로 "사직한 전공의의 61%가 이미 의료기관에 취업해 있으며, 그중 62%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68%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취업해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 속에서 왜 정부가 전공의 추가 모집을 진행하며 이들에게 특혜를 베풀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선 이후 불거질 의료 대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의료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을 재개할 수 있도록 5월 추가 모집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주요 수련병원들은 지원 문의가 거의 없으며, 지원자도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구 지역의 주요 수련병원들은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 추가 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3월 첫 모집 때보다 이번 5월 추가 모집에 지원자가 더 적은 분위기"라고 전하며,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 재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로 이미 일반의로 의료기관에 취업한 점과 병역 문제 등을 꼽았다. 군 미필 전공의들의 경우 사직과 동시에 입영 대기 상태가 되면서, 복귀해도 곧 입대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복귀 결정을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은 군 입대 대신 수련 기간을 보장받기 위해 입영 특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의무장교 수급 상황을 고려해 전공의들이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으로 최대한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직 전공의들의 상당수가 이미 의료기관에서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 현실과, 복귀 희망자가 적은 상황은 추가 모집 정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와 의료계는 전공의 수급 문제와 의료 현장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사직 전공의들의 현황과 병역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해결 방안 모색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