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 유럽 알프스인 줄?…알고 보니 '이 나라'였다
미지의 땅으로 여겨졌던 중앙아시아가 대한민국 여행객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센트럼항공, 이스타항공 등 항공사들이 앞다투어 직항 노선을 늘리고, 우리와 닮은 듯 낯선 문화와 풍습이 알려지면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을 향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이들 중앙아시아 4개국에 대한 한국인 여행객의 숙박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25%나 급증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을 넘어, 대중적인 여행지로서 중앙아시아의 잠재력이 마침내 폭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다. 캐나다 로키를 닮은 호수와 유럽 알프스 같은 산맥, 신비로운 이슬람 건축물이 공존하는 이곳의 잠자던 매력이 여행 본능을 깨우고 있다.이번 중앙아시아 열풍의 중심에는 단연 실크로드의 심장 우즈베키스탄과 대자연의 나라 카자흐스탄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체 검색량이 234% 상승하며 과거 동서양 교역 중심지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특히 티웨이항공이 지난 5월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인천-타슈켄트 직항 노선을 열면서 수도 타슈켄트의 검색량은 289%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들도 각각 127%, 59%의 검색 증가를 보이며 그 뒤를 이었다. 카자흐스탄의 약진은 더욱 놀랍다. 전년 대비 295%라는 폭발적인 검색량 증가는 중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스타항공의 인천-알마티 직항 운항에 힘입어, 과거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알마티는 검색량이 무려 348%나 치솟았다. 스캇항공이 취항한 심켄트 역시 89%의 증가율을 보이며 새로운 인기 도시로 떠올랐다.

모험과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객들의 시선은 '중앙아시아의 알프스' 키르기스스탄과 웅장한 파미르 고원을 품은 타지키스탄으로 향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년 대비 61%의 검색량 상승을 기록하며, 특히 드넓은 초원에서 즐기는 승마 체험과 전통 가옥 '유르트'에서의 하룻밤 등 이색적인 경험으로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트레킹의 성지로 불리는 이식쿨 호수 인근의 카라콜과 촐폰아타는 각각 127%, 83%의 검색 증가율을 보이며 자연 친화적 여행의 인기를 증명했다. 타지키스탄 역시 최근 국내 여행 다큐멘터리에 소개된 이후 검색량이 43% 증가하며 조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 두샨베는 유럽풍 건축물과 전통 시장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로 41%의 검색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한국이 도시철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은 양국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중앙아시아가 새로운 여행 대세로 떠오른 것은 단순히 항공편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고구려, 신라와 교류했던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박물관 벽화처럼, 우리와 의외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크로드를 따라 흐르는 깊은 인문학적 스토리와 의외로 우리 입맛에 잘 맞는 다채로운 음식 문화는 여행의 만족도를 한층 높여준다. 유럽의 익숙함이나 동남아의 북적임과는 전혀 다른, 날것 그대로의 자연과 신비로운 고대 도시, 그리고 사람들의 순박한 미소가 공존하는 곳. 중앙아시아는 익숙한 여행지에 싫증을 느낀 한국인들에게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며 당분간 그 뜨거운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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