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따고, 코로 맡고, 입으로 먹고…요즘 제주 여행 '인싸'들은 전부 여기 간다
가을의 정취가 깊어가는 11월,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서귀포의 한 특별한 공간으로 이끌고 있다. 바로 주황빛 감귤로 가득한 '서귀포 감귤박물관'이다. 이곳은 단순히 눈으로 보고 지나치는 관광지를 넘어, 제주의 상징인 감귤을 직접 따고, 맛보고, 느끼는 오감 만족 체험을 선사하며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되어 12월 말까지 이어지는 '2025 감귤따기체험'은 샛노란 감귤이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에서 제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박물관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미디어 아트 등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상설 전시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기획전까지 더해져, 단순한 과일 박물관을 상상하고 찾은 이들에게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이번 '감귤따기체험'의 매력은 단연 직접 수확하는 손맛과 그 자리에서 맛보는 신선함에 있다. 1인당 5천원의 체험료를 내면 탐스럽게 익은 감귤을 1kg까지 직접 따서 가져갈 수 있다. 박물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잘 익은 감귤을 고르는 법을 배우고, 조심스럽게 가지에서 감귤을 따내면 손안 가득 묵직한 과실과 함께 상큼한 향기가 터져 나온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높은 당도를 자랑해, 갓 딴 감귤의 껍질을 벗겨 입안에 넣는 순간 터져 나오는 달콤한 과즙은 "역시 제주 감귤"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비가 오지 않는 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체험은 아이들에게는 자연 학습의 장을, 어른들에게는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는 낭만적인 추억을 선물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감귤을 직접 따보는 체험으로 미각과 후각, 촉각을 만족시켰다면, 이제 박물관 내부에서 시각과 청각을 채울 차례다. 감귤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감귤오감체험전-판타지아'라는 특별한 체험형 전시를 마련했다. 이 전시는 지역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감귤의 생명력을 시각화한 공예 작품, 감귤의 질감을 표현한 도자, 감귤을 테마로 한 향수와 사운드스케이프 등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모든 감각을 자극한다. 특히 8일부터 매주 토요일에는 감귤을 활용한 콜드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시식하는 '감귤 미각전'까지 열려, 관람을 넘어선 능동적인 체험의 장을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친 상설전시실은 미디어 아트와 실감형 콘텐츠를 도입해 감귤의 기원과 역사, 산업 발전사 등을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서귀포 감귤박물관은 이처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감귤이 단순한 과일을 넘어 제주의 역사와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핵심 자원임을 보여준다. '하늘이 내린 종합감기약'이라 불릴 만큼 비타민C가 풍부하고, 혈관 건강에 좋은 헤스페리딘 성분이 껍질에 가득한 감귤의 효능부터, 1세대 감귤 농업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기억창고'까지, 박물관 곳곳에 감귤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직접 감귤을 따는 즐거움부터 시작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 감귤을 감상하고, 최신 미디어 아트로 그 역사를 배우는 이 모든 경험은 감귤박물관을 단순한 체험 농장을 넘어선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올가을, 뻔한 제주 여행에 싫증을 느낀다면 오감으로 제주를 느끼고 배우고 맛볼 수 있는 감귤박물관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 newsnaru.com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