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등록할 돈으로 '이것'만 지켜라…사망 위험 절반으로 줄이는 법

 매일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도 좋을 희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걷기 운동의 경우, 얼마나 자주 걷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걷느냐, 즉 걸음의 총량이 건강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노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단 한두 번이라도 하루 4천 보 이상 걷는 것만으로도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매일 운동 계획을 지키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운동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주는 중요한 발견이다.

 

이번 연구는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소속 리쿠타 하마야 박사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권위 있는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발표되며 신뢰도를 더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나 암 병력이 없는 평균 연령 71.8세의 여성 1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무려 11년간의 장기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7일간 가속도계를 착용해 자신의 객관적인 하루 걸음 수를 측정했으며, 연구팀은 2024년까지 이들의 건강 상태와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사망 여부를 면밀히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매우 구체적이고 흥미로웠다. 하루 4천 보 이상 걷는 날이 일주일에 하루도 없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1~2일이라도 4천 보를 넘긴 그룹은 전체 사망 위험이 26%나 낮아졌다. 만약 4천 보 이상 걷는 날이 주 3회 이상이라면 사망 위험은 무려 40%까지 감소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역시 4천 보 이상 걷는 날이 주 1회 이상인 그룹에서 27% 낮게 나타나, 걷기 운동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한, 걸음 수가 많아질수록 건강 효과는 비례하여 더욱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평균 걸음 수가 5천 보를 넘으면 사망 위험이 약 30%, 6천~7천 보 이상이면 최대 40%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걷기 운동의 건강 효과를 누리기 위한 핵심이 '빈도'가 아닌 '총량'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매일 운동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아예 시작조차 못 하거나 쉽게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바쁜 평일에는 잠시 쉬어가더라도, 주말 등을 이용해 부족했던 걸음 수를 채우는 '몰아치기'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노년층에게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 걷는 양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