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고 얼굴 가린 40대 가장, 그날 바다에서 무슨 일이?
40대 가장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 가족을 태운 차량을 바다로 몰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지모(49) 씨는 4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지 씨는 살인과 자살방조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광주지법에 출석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체 대답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께 시작돼 5분 만에 끝났으며, 구속 여부는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다. 법정에 나온 지 씨는 모자와 마스크, 외투 등으로 얼굴을 철저히 가리고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에 따르면 지 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에서 가족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아내와 고등학생인 두 아들이 숨졌으며, 지 씨는 차량에서 탈출해 바다를 헤엄쳐 건너 야산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후 2일 오후 가족에게 공중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고, 형의 연락을 받은 건설 현장 동료가 지 씨를 차량으로 데려와 그 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지 씨는 “1억 6천만 원 상당의 빚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조울증을 앓던 아내를 돌보면서 생계가 매우 힘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가족이 수면제를 복용한 뒤 차량이 바다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수면제는 아내 명의로 처방된 약이라고 확인했다. 아내가 다른 가족과 달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정황이 일부 발견돼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 씨가 가족 세 명을 살해한 혐의뿐만 아니라 자살 방조 혐의도 적용했다. 현재 가족 3명의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된 상태이며, 지 씨의 도주를 도운 동료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로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극심한 생활고와 정신적 고통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비극으로,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와 수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와 책임소재를 밝힐 방침이다. 이 사건은 가족 내 정신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이 결합했을 때 어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경고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지 씨의 구속 여부와 더불어 경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사건 경위와 관련한 진실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가족을 돌보던 아내의 조울증 상태와 관련된 의료 기록 및 주변 상황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사회적 안전망과 정신 건강 지원 체계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가정 내 어려움과 절망이 얼마나 깊은 충격을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유사한 비극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경찰과 법원은 법적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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