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DMZ에 지뢰 96만 발 매설…100만 발 육박

북한이 최근 2년여 동안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매설한 지뢰가 약 96만 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뢰 매설을 비롯해 방벽과 철조망 설치 등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요새화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실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2024년 이후 북한이 DMZ 일대에 매설한 지뢰가 총 96만 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국회에 보고했다. 지뢰 매설 규모가 100만 발에 가까운 수준으로 파악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도 언론 공지를 통해 북한이 2024년 이후 군사분계선 북쪽 지역에 상당수의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의 지뢰 매설 규모를 추정치로 설명했다.
북한의 군사분계선 일대 요새화 작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본격화됐다.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사실상의 국경선으로 간주하며 경계와 방어 시설을 강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2024년 4월부터 대규모 지뢰 매설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의 지형을 정비해 불모지를 조성하고, 방벽을 쌓는 한편 전술도로와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진행했다. 남북 간 연결 통로인 경의선과 동해선의 연결로를 차단하는 작업도 요새화 조치에 포함됐다.

이러한 작업은 실제 안전사고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DMZ에서는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를 국경처럼 만들기 위해 진행 중인 요새화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북한군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도 지속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우리 군의 대응을 군사적 행위로 규정하며 사실상 도발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9일 우리 군의 대응 조치가 계속될 경우 대남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21일에는 직접 군사분계선 인근을 방문해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북한의 요새화 작업에 더해 대남 방송 재개를 둘러싼 긴장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기존 대응 지침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처하면서 북한의 향후 움직임에 맞춰 비례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실제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경우 관련 상황을 살펴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 대응도 이어졌다. 외교부는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되는 23일 오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북한의 지뢰 매설과 관련한 사고가 발생한 이후 김여정 부장의 강경 발언 등 북한의 대남 압박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취해진 추가 조치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뉴욕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 안보리 의장국인 그리스 측에 서한을 전달했다. 그리스 측은 해당 서한을 회람하는 데 동의했으며, 서한은 조만간 안보리 이사국들에 전달될 예정이다.
정부는 서한을 통해 이번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발생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군사시설 강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군사적 대응과 함께 국제사회를 통한 문제 제기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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