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특수 끝…출판계 영업이익 13% '털썩'
국내 출판 산업이 기록적인 노벨문학상 수상 호재를 뒤로하고 다시금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30일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출판 기업들의 경영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70여 개 공시 대상 기업의 전체 매출 규모는 5조 원 벽이 무너진 4조 8,530억 원에 그쳤으며, 특히 내실을 의미하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 이상 증발하며 수익 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잠시 불붙었던 독서 열기가 장기적인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음을 시사한다.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교육 도서 분야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인구 구조적 변화가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면서 관련 출판사들의 영업이익은 무려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교과서나 참고서 부문이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며 버티고 있으나, 학습지와 전집 등 전통적인 종이 매체 기반의 교육 상품들은 적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사라지는 교실의 현실이 출판 시장의 숫자로 고스란히 치환되면서 교육 출판계의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행본 시장 역시 노벨상 특수라는 '반짝 호재'의 역풍을 맞았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서점가를 휩쓸던 2024년의 기저효과로 인해 지난해 단행본 출판사 대다수는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70%에 달하는 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전체 영업이익 또한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며 위축되었다. 문학에 대한 일시적인 관심이 다른 장르나 신진 작가군으로 확산되지 못한 채 특정 작가에게만 쏠렸던 현상의 한계가 실적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전통 출판의 몰락과 대조적으로 디지털 기반의 콘텐츠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만화와 웹툰, 웹소설을 주력으로 하는 출판사들은 매출액이 7%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영상화 작업과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종이책을 멀리하는 독자들이 스마트폰 속 스낵 컬처로 이동하면서 출판 산업 내에서도 디지털 전환의 속도에 따라 기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유통 단계인 서점가 역시 소비 위축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온·오프라인을 대표하는 대형 서점들의 합산 매출은 전년보다 3%가량 줄어들었으며, 특히 온라인 전문 서점들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독서 인구의 절대적 감소와 교육 시장의 침체가 서점 방문객 수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다. 다만 업계 1위인 교보문고의 경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도매 영업 확장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유통업계의 몸부림이 실적 방어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최근 유통 공룡 쿠팡이 도서 배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매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시장 통계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출판계는 쿠팡으로의 쏠림 현상이 기존 서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회마저 출판 시장의 구조적 불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음이 증명된 가운데, 업계는 디지털 콘텐츠와의 융합과 새로운 유통 모델 정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2026년 하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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