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00만 당원 자축날 '대참사'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공천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의 노골적인 표출 장이 되었다.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공개 회의에서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최고위원들이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을 성토하고 경쟁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회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갈등의 포문은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열었다. 그는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 후보 공모를 결정한 것에 대해 "엽기적이고 기이하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자신을 "30년 경력의 글로벌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라고 강조하며,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자신을 무시하고 다른 인재를 찾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지사 경선에 나선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마이크를 이어받아 경쟁자인 이철우 현 경북도지사의 과거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이 지사의 안기부 재직 시절 인권유린 의혹 등을 거론하며, 만약 이 지사가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본선 내내 민주당과 좌파 언론의 공격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후보 신분으로 회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던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당내 경쟁자를 향한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당원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고위원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공개 회의를 자기 선거운동의 장으로 활용하는 사태를 막지 못했다며, 후보 등록 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도록 당규를 개정하지 못한 안일함을 사과했다. 사실상 양향자, 김재원 두 최고위원의 사퇴를 압박한 발언이었다.

 


장동혁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다 "당을 위해 함께 길을 걸어온 분들이라면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홍 직후, 지도부는 '책임당원 100만 돌파' 기념식을 열었지만, 최고위원들까지 가세한 공천 갈등으로 행사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최고위의 파행은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불과 며칠 전 열린 현장 최고위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이 "민심이 처참하다"며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지방선거를 앞둔 당 지도부를 향한 불신과 위기감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