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이랑의 가장 아픈 고백
가수이자 작가, 영화감독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이랑이 4년에 걸친 집필 끝에 신작 에세이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그가 겪어낸 상실의 고통과 삶의 지난한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기록이자, 스스로를 살려낸 치유의 결과물이다.본래 일본 출판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글은 지난해 일본에서 먼저 독자들을 만났다. 지극히 사적인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국내 출간은 작가에게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어머니와 함께 원고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한국의 '엄마와 딸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건네기로 결심했다.

책의 서사는 2021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언니의 죽음에서 출발한다.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유일한 구원자이자 삶의 동지였던 언니의 부재는 작가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랑은 타인을 돌보고 구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스스로를 소진시킨 죽음이라는 의미를 담아 언니의 죽음을 '소진사(消盡死)'라 명명했다.
언니를 잃은 깊은 슬픔 속에서 시작된 글쓰기는 역설적으로 그를 살게 했다. 죽음을 자주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살아있다는 감각 자체에 의미를 두게 됐다. 고통을 통과하며 타인의 아픔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그는, 이 책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랑의 예술 세계는 문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정규 3집 '늑대가 나타났다'로 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을 차지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민중가수'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었다. 그는 오는 5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신곡을 발표하며 음악인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여성 아티스트에게 여전히 가혹한 한국의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경험이 다음 세대에게 버틸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연대임을 믿으며, 그는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다음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다.
[ newsnaru.com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