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닭가슴살, 아깝다고 먹다간 '복통·고열' 지옥행
올해부터는 반드시 건강하게 살을 빼겠다고 굳게 결심한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다이어트의 상징과도 같은 냉동실과 냉장고 칸에 꽉 들어찬 닭가슴살 더미를 보았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보충하겠다고 큰마음 먹고 대량으로 구매해 뒀건만 바쁜 업무와 잦은 외식에 밀려 정작 닭가슴살은 뒷전이 된 지 오래였다. 자극적인 배달 음식과 간식에 길들여진 입맛 탓에 담백한 닭가슴살에는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문득 걱정스러운 마음에 유통기한을 확인한 A씨는 깜짝 놀랐다. 이미 기한이 하루에서 이틀 정도 지나버린 팩들이 여럿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고 냉장고에 계속 넣어두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머릿속을 스쳤다. 하지만 이런 안일한 생각이 자칫하면 즐거운 다이어트 여정을 식중독이라는 비극으로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제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법적 기한이자 제품의 품질이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의미한다. 물론 보관 상태가 완벽했다면 일부 식품은 유통기한이 하루 정도 지났어도 섭취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닭고기와 같은 가금류나 육류, 생선 등은 세균 오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진공 포장된 닭가슴살 팩을 이미 개봉한 상태라면 유통기한이 단 하루라도 지났을 때 미련 없이 폐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상태를 확인할 때는 오감을 총동원해야 한다. 고기 표면이 선홍빛을 잃고 누런색이나 회색빛으로 변했다면 이는 이미 부패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끈거리고 끈적한 점액질이 느껴진다면 세균이 번식했다는 확실한 증거이므로 즉시 버려야 한다. 또한 코끝을 찌르는 시큼한 냄새나 비린내가 난다면 고민할 가치도 없다. 간혹 비닐팩을 뜯지 않았는데도 진공팩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내부에서 미생물이 증식하며 가스를 발생시킨 것이므로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특히 생 닭고기는 살모넬라균이나 캄필로박터균 같은 병원성 세균이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 세균들은 우리 몸속에 들어와 독소를 생성하며 심한 복통과 설사, 고열을 동반한 식중독을 일으킨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에 따르면 날것 상태의 닭고기는 냉장고에서 최대 1~2일, 조리된 상태는 3~4일 정도만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 이상 기간 보관해야 한다면 냉장보다는 냉동실에 넣어 영하의 온도에서 세균 증식을 막아야 한다.
가공된 수비드 닭가슴살이나 훈제 닭가슴살 팩은 생닭보다는 병원성 세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살균 처리를 거쳤다 하더라도 유통기한이 지나는 순간 재오염된 세균이나 열에 강한 독소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일 기준으로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하게 남은 팩을 발견했다면 즉시 조리해 먹거나 상태가 의심될 때는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역한 냄새가 나지 않더라도 내부에서는 이미 미생물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건강을 찾는 것이다. 단백질 아끼려다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오고 몸까지 상한다면 그것만큼 미련한 일도 없다. 냉장고 속 닭가슴살을 수시로 점검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순서대로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대량 구매보다는 일주일 단위로 먹을 만큼만 적당히 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식재료 낭비와 건강 위협을 동시에 막는 길이다. 오늘 저녁 냉장고 문을 열어 잠들어 있는 닭가슴살들의 유통기한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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