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보다 무서운 '이것'…中, 금리 동결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대출우대금리(LPR)가 7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일, 일반 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LPR을 연 3.0%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을 연 3.5%로 각각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LPR은 중국의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제출한 금리를 인민은행이 취합하여 공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동결 조치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지만, 깊어지는 내수 침체의 늪에서 중국 당국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중국은 꺼져가는 경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미 여러 차례 금리 카드를 사용한 바 있다. 작년 10월, 내수와 부동산 시장의 동반 침체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여 LPR을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올해 5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가능성에 따른 미중 관세 전쟁 재점화 우려까지 겹치자 경기 부양 압박 속에 0.1%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5월 이후로는 7개월째 금리에 손을 대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섣부른 추가 인하가 가져올 부작용을 경계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정책적 '실탄'을 아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숨 고르기'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내수 확대'를 내년 경제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물가의 합리적 회복을 위해 지급준비율 및 금리 인하 등 가용한 모든 정책 도구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는 사실상 내년 중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겠다는 공식적인 예고나 다름없다. 시장에서는 이번 동결이 내년의 본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위한 준비 단계이며, 금리 인하는 이제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처럼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이유는 중국의 내수 경기가 백약이 무효한 수준으로 침체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달 발표된 11월 소매 판매 통계는 시장의 기대를 한참 밑도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에 그치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소비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11월은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솽스이(광군제)'가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를 되살리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대대적인 판촉 행사조차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면서, 중국 경제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 newsnaru.com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