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명 '세계 꼴찌' 탈출 임박? 당신이 모르는 한국 출산율의 '숨겨진 비밀'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수치 이면에는 여전히 심각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0.75명이라는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적으로도 압도적인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격차를 보인다. 더욱이 출생 순위별 통계를 살펴보면, 첫째아 비중이 61.3%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반면,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 출산은 각각 0.5%포인트, 0.7%포인트씩 감소하여 다자녀 출산이 더욱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첫 아이는 낳지만, 경제적 부담이나 육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추가 출산을 포기하는 가정이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7세로 10년 전인 2014년보다 1.7세 높아졌고, 부친의 평균 연령 또한 36.1세로 1.5세 상승했다. 이는 만혼과 고령 출산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비록 최근 출생아 수가 소폭 증가했다고는 하나, 10년 전인 2014년의 43만 5,40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도 엿보인다. 첫째아 가운데 부모 결혼 후 2년 안에 태어난 경우가 52.6%에 달해, 혼인 후 곧바로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과 동시에 출산을 계획하는 젊은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향후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출생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혼인 외 출생아'의 급증이다.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는 1만 3,8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4.7%)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2014년 2.0%와 비교하면 무려 3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최근 결혼이나 출산을 대하는 인식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관련 조사에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비율이 2008년 21.5%에서 2024년 37.2%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역별 합계출산율의 격차도 여전했다. 전남과 세종이 1.03명으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반면, 서울(0.58명)과 부산(0.68명)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전남 영광군(1.70명)과 강진군(1.61명)이 높은 출산율을 자랑했지만, 부산 중구(0.30명)와 서울 관악구(0.40명)는 극심한 저출산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거비, 양육비 부담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번 통계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을 넘어,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가족관과 인구 구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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