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47조' 갓하이닉스, HBM4로 세계 1위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만년 2위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고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사실이다.

 

28일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47조 206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01.2%나 폭증한 수치로,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 역시 97조 1467억 원으로 전년보다 46.8% 늘어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49%에 달했는데, 이는 제품 하나를 팔면 절반 가까이가 남는다는 의미다. 심지어 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58%까지 치솟아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마저 압도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고대역폭메모리(HBM)다.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쥐었다. 5세대 제품인 HBM3E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HBM4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들어갈 HBM4 물량을 SK하이닉스가 현재 양산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기술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반도체 시장은 이제 단순히 PC나 스마트폰용 메모리를 넘어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분기에 HBM뿐만 아니라 서버용 일반 메모리 수요도 크게 늘어났으며 이에 적극 대응한 결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램 범용 제품의 가격이 1년 만에 7배가량 치솟는 등 공급자 우위의 시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격전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 역시 다음 달 엔비디아에 HBM4를 정식 납품하며 반격에 나설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물량의 70% 가까이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두 기업이 합산 영업이익 200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내놓으며 반도체 황금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 잔치를 주주들과도 화끈하게 나눈다. 회사는 주당 1500원의 추가 배당을 포함해 총 2조 1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약 12조 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 1530만 주를 전부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주식 가치를 높여 주주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송현종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주주환원 간의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반도체 제조사를 넘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거듭난 SK하이닉스. 청주와 용인, 그리고 미국 인디애나까지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확충하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영업이익 47조 원이라는 신화를 쓴 SK하이닉스가 올해 얼마나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